소년시절의 너, 슬픈 청춘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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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국상 감독의 영화 소년시절의 너는 학교 폭력과 입시 경쟁이라는 무거운 현실 속에서 피어난 두 소년 소녀의 처절한 연대를 그린 작품입니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져 관객에게 강렬한 여운과 함께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기본 정보와 간략한 줄거리

영화 ‘소년시절의 너(少年的你, Better Days)’는 2019년 제작되어 국내에는 2020년에 개봉한 증국상 감독의 작품입니다. 주연으로는 첸니엔 역의 주동우와 샤오베이 역의 이양천새가 출연했습니다. 장르는 드라마, 로맨스, 범죄이며 러닝타임은 135분입니다. 영화는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를 앞둔 고등학생 첸니엔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모범생인 그녀는 오직 명문대 진학만을 목표로 숨 막히는 입시 경쟁에 매달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학우가 학교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그 모습을 목격한 첸니엔이 다음 폭력의 대상이 됩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그녀는 우연히 뒷골목 양아치 소년 샤오베이를 만나게 되고,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며 기댈 곳 없는 세상에서 유일한 의지처가 되어줍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며 두 사람의 관계는 비극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됩니다.

어둠 속에서 피어난 두 영혼의 연대

이 영화의 핵심 주제는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서로의 유일한 빛이 되어주는 두 청춘의 연대입니다. “너는 세상을 지켜, 나는 너를 지킬게”라는 샤오베이의 대사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입니다. 학교 폭력, 무관심한 어른들, 가혹한 입시 경쟁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폭력 앞에서 개인은 무력하기만 합니다. 첸니엔과 샤오베이는 이러한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인물들입니다. 영화는 두 사람이 단순히 이성적 끌림을 넘어, 서로의 생존을 책임지는 동지적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이는 단순한 청춘 로맨스를 넘어, 사회 시스템이 보호하지 못하는 약자들이 어떻게 서로를 구원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결국 영화는 암울한 현실을 고발하는 동시에, 그 속에서도 희망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담아낸 날카로운 연출과 연기

증국상 감독의 연출은 영화의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핸드헬드 촬영 기법과 배우의 얼굴을 극단적으로 클로즈업하는 장면들은 인물의 불안하고 흔들리는 내면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특히 첸니엔과 샤오베이의 감정을 가감 없이 담아낸 화면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압도적입니다. 주동우는 극심한 폭력에 시달리는 피해자의 공포와 좌절,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강인해져야만 하는 복합적인 감정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아이돌 그룹 TFBOYS의 멤버인 이양천새는 첫 주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거친 세상에 상처받았지만 내면에는 순수함을 간직한 샤오베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이들의 처절한 연기는 영화의 비극성을 더욱 깊게 만들었습니다.

감독의 다른 작품 및 장르적 차별점

증국상 감독은 전작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2016)’에서도 두 여성의 섬세한 우정과 성장을 그려내며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가 감성적인 드라마에 가깝다면, ‘소년시절의 너’는 훨씬 더 어둡고 날카로운 사회 비판적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청춘의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후자는 학교 폭력과 사회 구조적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장르적으로 더욱 강렬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기존의 학교 폭력을 다룬 영화들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나 복수극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면, ‘소년시절의 너’는 학교 폭력이라는 문제를 입시 경쟁이라는 거대한 사회 시스템과 연결하여 그 원인을 더욱 복합적으로 조명합니다. 이로써 영화는 개인의 비극을 넘어 사회 전체의 문제로 확장시키는 차별점을 확보했습니다.


맺음말

‘소년시절의 너’는 증국상 감독의 날카로운 연출과 주동우, 이양천새 두 배우의 혼신을 다한 연기가 빛을 발하는 작품입니다. 학교 폭력과 입시 지옥이라는 중국 사회의 단면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그 안에서 피어나는 두 청춘의 처절한 연대를 통해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렬한 여운과 함께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찾는 관객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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