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인 쇼엔브런 감독의 신작이자 A24가 제작한 영화 아이 소 더 TV 글로우는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닙니다. 90년대 심야 TV 쇼에 매료된 두 십 대의 이야기를 통해 정체성과 현실의 경계, 그리고 미디어가 개인에게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심리 드라마입니다.
영화의 기본 정보와 줄거리
영화 ‘아이 소 더 TV 글로우’는 2024년에 개봉한 제인 쇼엔브런 감독의 작품입니다. 장르는 드라마와 공포가 결합된 성장 영화에 해당하며, 러닝타임은 100분입니다. 주요 배우로는 저스티스 스미스가 내성적인 소년 ‘오웬‘ 역을, 브리젯 런디-페인이 그를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매디‘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줄거리는 1996년 교외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소극적인 성격의 오웬은 우연히 동급생 매디를 통해 ‘더 핑크 오페이크(The Pink Opaque)‘라는 신비로운 심야 TV 쇼를 알게 됩니다. 두 사람은 이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며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하지만, 쇼가 갑작스럽게 종영되고 매디마저 사라지면서 오웬의 삶은 큰 변화를 맞이합니다. 수년 후, 다시 나타난 매디는 ‘더 핑크 오페이크’가 단순한 TV 쇼가 아니었으며, 그 세계가 곧 현실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전하며 오웬의 세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습니다.
주제와 메시지: 정체성의 탐구
이 영화의 핵심 주제는 ‘정체성‘, 특히 젠더 디스포리아(자신이 인식하는 성과 지정 성별이 불일치하여 느끼는 고통)에 대한 깊은 은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오웬과 매디에게 ‘더 핑크 오페이크’는 단순한 TV 프로그램을 넘어, 억압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이자 안식처로 기능합니다. 쇼 속의 인물들은 그들이 현실에서 될 수 없었던, 혹은 되고 싶었던 이상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영화가 자아내는 공포는 초자연적인 존재나 외부의 위협에서 비롯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진짜 나‘로 살지 못하고, 사회가 규정한 틀 안에 갇혀버릴지도 모른다는 내면의 실존적 불안감과 정체성의 혼란에서 비롯됩니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미디어와 허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현대인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독창적인 연출과 다른 작품과의 비교
제인 쇼엔브런 감독의 연출은 매우 독창적입니다. 90년대 VHS 테이프를 연상시키는 로파이(Lo-fi)한 영상 질감과 네온 색감의 조명은 몽환적이면서도 동시에 불안하고 기이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조성합니다. 이는 주인공들이 겪는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경계를 시각적으로 탁월하게 구현한 것입니다. 감독의 전작 ‘위 아 올 고잉 투 더 월즈 페어(We’re All Going to the World’s Fair)‘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 역시 미디어가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또한, 일반적인 공포 영화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 큰 차별점입니다. 갑자기 놀라게 하는 장면(점프 스케어)에 의존하는 대신, 현실이 서서히 붕괴하는 듯한 심리적 압박감과 기이한 이미지들을 통해 공포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초현실주의적 접근은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작품들을 연상시키며, 장르 영화의 관습을 넘어선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맺음말
‘아이 소 더 TV 글로우’는 제인 쇼엔브런 감독이 연출하고 저스티스 스미스와 브리젯 런디-페인이 주연을 맡은 2024년 작 심리 공포 드라마입니다. 90년대 TV 쇼를 매개로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아냈으며, 특히 젠더 정체성에 대한 은유를 독창적인 시청각 언어로 풀어냈습니다. 기존 공포 영화와는 다른 심리적 압박과 초현실적 연출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관객에게 자신의 정체성과 현실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